요즘 둘째에게 종종 전화가 온다.
예전에도 전화를 가끔 하긴 했지만, 요즘은 횟수가 늘어났다.

이유는 '엄마의 TV 보기' 를 알려주기 위해서다.
사연은 이렇다.

뭐든지 열중하면 심하게 몰입하는 성격의 아이들이라 컴퓨터 게임을 하게 되면 지나치게 몰입한다고 판단한 아내가 주말에만 1시간씩 컴퓨터를 할 수 있다고 아이들에게 이야기 했다.
그동안 그날의 공부를 일찍 마친다든지 하면 주어졌던 컴퓨터 게임시간이 없어지자 당연히 불만이 생기기 마련.
아이들의 얼굴에 불만이 간득했다.

그 모습을 보고 내가 중재에 나섰다.
해결책은 엄마가 TV를 보면 아이들도 저녁에 30분씩 컴퓨터를 하게 한다는 것.
TV를 보는 것 자체도 아이들에게 좋지 않고 아내 자신에게도 딱히 좋은것이 아닌것을 알기에 아내도 받아들이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.

하지만, TV 를 보지 않는 것은 아이들이 컴퓨터를 하지 않는 것 만큼이나 쉽지 않은 일인듯 하다.
이삼일에 한번꼴로 둘째에게 전화가 와서 엄마가 TV를 보고 있는것을 알려준다.
이것은 일종의 축하전화 - 좋은일 알리기 - 와 같은 느낌이다.

어른들도 참기힘든 유혹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어쩌면 그 일을 함으로써 생기는 부작용보다 더한 스트레스로 작용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.
과한 것은 좋지 않겠지만, 적당히 누리게 해주고 그것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게 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닐까?

+ Recent posts